2.2 가속열화시간 선정
열화 실험의 경우 실 환경에서 경년 열화가 진행된 절연재료를 직접 실험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충분한 시료 취득의 어려움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험을 진행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가속열화시험은 절연재료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전압, 습도, 온도 등)를 실제 사용조건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시험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로부터 각 절연재료의 표면 특성 변화를 측정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수명과 스트레스의
관계를 예측하고, 사용조건에서의 절연재료의 수명을 신속하게 추정할 수 있다(2). 가속열화시험을 위한 열화 요인은 다양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시험수행을 하기에 비교적 스트레스 인가가 수월한 열적 가속열화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열적
스트레스 인가를 위한 방법으로는 일정형 스트레스, 계단형 스트레스, 점진적 스트레스 등이 있으며, 시험환경에 가장 유사하고 스트레스 인가가 수월한
일정형 스트레스를 사용하였다.
열적 가속열화 방법의 경우, 온도에 따른 화학 반응률의 관계를 나타내는 아레니우스(Arrhenius) 모형을 사용하며, 식(1)과 같이 나타낸다.
여기서, A는 상수, $\mathrm{E}_\mathrm{a}$는 활성화 에너지[eV], T는 절대온도[K], k는 볼츠만 상수($8.617 \times
10^{-5}[\mathrm{eV}]$)를 의미한다. 식(1)의 양변에 자연로그를 취하고, 서로 다른 온도 조건 $\mathrm{T}_{1}$과 $\mathrm{T}_{2}$가 있을 경우에 정리하게 되면 식(2)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mathrm{K}_{1}$은 가속열화시간[h], $\mathrm{K}_{2}$는 등가수명[yr], $\mathrm{T}_{1}$은 가속열화온도[K],
$\mathrm{T}_{2}$는 사용온도[K]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비금속재료의 활성화 에너지의 경우 약 0.5~3.0eV의 범위에 존재하며, 동일한
재료일지라도 제작하는 환경이나 방법, 조건에 따라 다른 값을 가진다. 따라서 각 절연재료의 활성화 에너지의 측정은 가속열화시간을 선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3).
2.2.1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 측정
활성화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물질들이 화학 반응을 발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로, 활성화 에너지가 클수록 외부에서 많은 에너지를 흡수해야 되기
때문에 반응이 일어나기 힘들고, 활성화 에너지가 작으면 쉽게 반응이 일어난다. 이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시료물질과 기준물질을 동시에 가열 및
냉각하여 시료의 열출입을 측정하는 시차주사 열량분석법(DSC)과 온도 변화에 따른 시료의 무게 변화를 측정하여 온도의 함수로서 측정하는 열중량 분석법(TGA)이
있다.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분석 방법은 열중량 분석법으로 Kissinger, Ozawa, Friedman, Freeman-Carroll 방법 등 다양하게
방법이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미분법을 이용하는 Kissinger 방법을 통해 각 절연재료의 활성화 에너지를 측정하였다. 측정에 사용된 열중량 분석기는
TA사의 Q-500이며, 분석에 사용된 기체는 질소를 사용하였다. 이는 purge gas가 불활성($\mathrm{N}_{2}$, He, Ar)이
아닌 가스($\mathrm{O}_{2}$, Air)를 사용하면 재료와 산화반응을 일으켜 정확한 질량을 측정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활성화
에너지를 산출하기 위해 최소 3회의 열중량 분석을 수행하고, 승온속도 5, 10, 15℃/min을 최대 900℃까지 상승시켰다. 분석을 통해 얻은
DTG curve의 피크값(peak)을 Kissinger 방법의 미분법을 통해 산출되는 식(3)을 이용하여 활성화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여기서, $\beta$는 승온속도, $T_{m}$은 전환속도가 최대가 되는 온도이다. $\ln\beta /T_{m}^{2}$과 $-1/T_{m}$의
관계를 도시하고, 최소자승법을 통해 얻어지는 기울기로 활성화 에너지를 구할 수 있다(4).
그림 1은 열중량 분석기를 통해 측정된 절연재료의 DTG curve의 그래프 중 승온속도에 따라 차이가 가장 큰 PTFE의 DTG curve를 나타내었다.
승온속도가 5, 10, 15℃/min로 증가할수록 최대 열분해 반응 속도를 갖는 온도가 570, 585, 600℃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승온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시료표면에 열이 가해지는 시간이 짧아져 열분해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온도가 고온으로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5).
그림 1 열중량 분석기를 통한 PTFE의 DTG curve
Fig. 1 DTG curve of PTFE by TGA
그림 2 Kissinger 방법을 통한 절연재료별 열분해 그래프
Fig. 2 Thermal decomposition graph of insulation materials by Kissinger method
표 2 절연재료별 활성화 에너지
Table 2 The activation energy of insulation materials
절연 재료 종류
|
활성화 에너지[eV]
|
실리콘고무 (Silicone)
|
4.453
|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UPE)
|
3.197
|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 (PTFE)
|
2.800
|
폴리에틸렌(PE)
|
2.184
|
폴리프로필렌 (PP)
|
2.085
|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PET)
|
1.698
|
폴리염화비닐 (PVC)
|
1.427
|
에폭시 글라스 (Epoxy Glass)
|
1.281
|
측정된 각 절연재료의 DTG curve를 식(3)을 통해 기울기를 구하면 그림 2와 같이 나타난다. 절연재료 중 기울기가 가장 큰 절연재료는 실리콘고무이고, 가장 낮은 기울기를 갖는 절연재료는 에폭시 글라스로 나타났다. 그리고
측정된 기울기를 Kissinger 방법을 통해 활성화 에너지를 구하면 표 2와 같으며, 실리콘고무가 4.453eV로 가장 크고, 에폭시 글라스가 1.282eV로 가장 낮게 측정되었다. 열중량 분석기를 통해 얻어진 기울기가
클수록 활성화 에너지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2.2.2 가속열화시간 산출
가속열화를 진행하기 위해 등가수명($\mathrm{K}_{2}$)과 사용온도($\mathrm{T}_{2}$) 및 가속열화온도($\mathrm{T}_{1}$)를
선정해야 한다. 전력기기에 사용되는 절연재료의 경우, 일반적으로 30년 정도 사용하기 때문에, 등가수명은 30년(262,000hr)을 선정하였다.
사용용도는 40℃(313.15K)이며, 가속열화온도는 각 절연재료의 melting point가 넘지 않는 범위인 70℃(343.15K)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앞서 Kissinger 방법을 통해 각 절연재료들의 활성화 에너지의 값을 식(2)의 아레니우스 방정식에 대입하면 가속열화시간을 산출할 수 있다.
각 절연재료의 활성화 에너지를 통해 가속열화시간을 계산하면 수 일에서 최대 172일까지 상이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Kissinger 방법을 통해 측정된
절연재료들의 활성화 에너지를 평균하여 아레니우스 방정식에 대입하여 가속열화시간으로 계산하면 약 11.4일로 산정된다. 하지만 가속열화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충분한 열화를 통하여 표면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 5주간의 가속열화를 거쳐 특성 변화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2.3 가속열화에 따른 절연재료의 표면 특성
2.3.1 표면 저항률(Surface Resistivity) 측정
절연재료의 열화측정 방법에는 전기적 측정방법과 물리적 측정방법이 있으며, 그 중 전기적 측정방법으로는 유전율, 누설전류, 성극 지수 측정, 저항률
측정 등이 있다.
저항률 측정은 형상, 크기,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저항 측정과 달리 절연재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전기적 특성을 측정하는 것으로 열화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저항률을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IEC 60093과 ASTM D 257과 같이 국제적인 표준 규격을 통해 구할 수 있다. 이 표준
규격에서 제시하는 3단자 전극 방법은 두 개의 평판 전극을 절연소재에 전압을 인가하기 위해 설치하고, 절연 재료 표면에 흐르는 전류를 차단하기 위한
가드링 전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3의 (a)는 실제 3단자 전극을 나타낸 사진이며, (b)는 이를 이용하여 저항률을 측정하기 위한 회로도이다. 절연재료에 인가된 전압과 가드링 전극과 하부 전극 사이에 흐르는 누설전류를 측정하여 표면저항
R를 구하고, 식(4)를 통해 표면저항률 $\rho_{s}$을 계산할 수 있다(6).
여기서, $g$는 하부전극과 가드링 전극간의 간격[mm]이며, $\mathrm{R}_{1}$은 상부전극의 반지름[mm]이다.
그림 4는 절연재료별 정상상태에서부터 가속열화가 진행된 상태의 저항률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측정방법은 그림 3(b)와 같이 회로도를 구성하고, 3단자 전극에 2kV의 직류 전압을 인가한 후 충전 전류의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30초간 대기한 다음 표면저항률을 측정하였다.
측정 결과, 열화를 진행할수록 절연재료 표면저항률의 기울기는 각 절연재료마다 서로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절연재료에 따라
활성화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에 열화시간에 따른 열화 반응이 서로 다르게 발생하고, 절연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구조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기울기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1~2주차에는 열화가 시작되어 물성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지만, 3~5주차에서는 안정기에 접어들어 저항률 변화가 적은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 3 표면 저항률 측정을 위한 3단자 전극 및 회로도
Fig. 3 three-terminal electrodes and circuit diagram for measuring surface resistivity
그림 4 가속열화에 따른 절연재료별 표면 저항률
Fig. 4 Surface resistivity of insulation materials by accelerated deterioration
표 3은 가속열화시간에 따른 절연재료별 표면 저항률의 변화율을 나타낸 것으로,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PTFE)의 표면 저항률 기울기가 –4.722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가속열화가 진행될수록 표면의 화학적 반응이 발생하여 표면의 열화가 진행되고, 이로 인해 전기적 절연성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에폭시 글라스의 경우 –1.921로 가장 적은 표면 저항률의 기울기를 보인다. 이는 에폭시 글라스의 내부는 에폭시 절연, 외부에는 유리로 형성되어
있는데, 유리 분자구조의 안정성 때문에 가속열화의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표 3 가속열화에 따른 표면 저항률의 변화율 ($d\rho_{s}/dt$)
Table 3 Rate of change of surface resistivity by accelerated deterioration ($d\rho_{s}/dt$)
절연 재료 종류
|
표면 저항률
변화율
|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 (PTFE)
|
-4.722
|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UPE)
|
-4.530
|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PET)
|
-3.726
|
폴리에틸렌 (PE)
|
-3.210
|
폴리프로필렌 (PP)
|
-3.142
|
실리콘고무 (Silicone)
|
-2.258
|
폴리염화비닐 (PVC)
|
-2.199
|
에폭시 글라스 (Epoxy Glass)
|
-1.921
|
2.3.2 접촉각(Contact Angle) 측정
절연체의 표면 열화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접촉각 측정 검사는 표면의 단원자층(monolayer)의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이 가능하고, 분석방법이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IEC TS 62073에서 제시하는 접촉각 측정 방법은 동적(dynamic)과 정적(static) 접촉각 측정으로 나뉘며,
그 중에서 액적을 이용하여 정적인 접촉각을 측정하는 방법을 가장 흔히 활용되고 있다. 정적 접촉각을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액적을 원으로 가정한 상태에서
a half-angle 방법, tangent 방법, top-view distance 방법 등의 원리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그림 5 a half-angle 방법을 이용한 접촉각 측정 방법
Fig. 5 Method of measuring contact angle using a half-angle method
그림 5(a)는 정적 접촉각을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인 a half- angle을 나타낸 것으로, 액적과 정점의 접촉선을 잇는 현을 빗변으로 하는 직삼각형을 그린다.
그리고 직각삼각형의 세로와 가로길이를 이용하여 식(5), (6)을 통해 접촉각을 구할 수 있으며, 그림 5(b)는 접촉각을 측정한 사진이다.
여기서, r은 액적의 반지름, h는 액적의 높이, $\theta_{1}$은 직각삼각형의 내각, $\theta$는 접촉각을 나타낸다. 절연재료 표면에
1uL 이내의 물방울을 떨어뜨려 형성되는 물방울의 접촉각을 1초 이내에 측정한다. 그리고 10회 반복하여 측정된 결과 값 중 편차가 너무 큰 값들은
제외한 나머지 값들을 평균하여 나타내었다(7). 접촉각 측정의 경우에도 각 절연재료별로 접촉각 감소율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열화가 진행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그림 6에 결과 값을 나타내었다.
그림 6 가속열화에 따른 절연재료별 접촉각
Fig. 6 Contact angle of insulation materials by accelerated deterioration
표 4 가속열화에 따른 접촉각 변화율 ($d\theta /dt$)
Table 4 Rate of change of contact angle by accelerated deterioration ($d\theta /dt$)
절연 재료 종류
|
접촉각
변화율
|
실리콘고무 (Silicone)
|
-0.0319
|
폴리에틸렌 (PE)
|
-0.0262
|
폴리프로필렌 (PP)
|
-0.0219
|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 (PTFE)
|
-0.0200
|
폴리염화비닐 (PVC)
|
-0.0174
|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UPE)
|
-0.0150
|
에폭시 글라스 (Epoxy Glass)
|
-0.0136
|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PET)
|
-0.0113
|
표 4는 식(6)을 통해 측정된 가속열화시간에 따른 절연재료별 접촉각의 감소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가속열화가 진행될수록 절연재료의 접촉각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특히 실리콘고무의 경우 기울기가 –0.0319로 가장 큰 감소율을 나타내었다. 가속열화시간이 약 700시간 이상이 되면 접촉각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는 절연재료의 발수성이 열에 의해 표면의 화학적 반응과 그로 인한 물성적인 변화로 인해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